공간을 가꾸는 것은 나와 내 일상의 시간들을 아끼는 일이에요.

2022.9.23

[Knock, knock] 1507호, 논디 인터뷰

< Knock, knock 노크, 노크 >
7 personals

다양한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며 건강하고 유쾌하게 살아가는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에서 지금 가장 주목받는 크리에이터 7인의 방을 소개합니다. 음악, 디자인, 식물, 사진, 요가, 인테리어, 퍼포먼스 등 다양한 개성의 라이프스타일과 깊고 내밀한 취향을 담은 7개의 방을 두드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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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디 SPACE CREATOR
@non_direction_
가구, 소품, 스테이셔너리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일상 속에 한 조각의 평온함을 전합니다.
휴식과 일의 경계를 넘나드는 ‘Day-Off-Project’의 작업 과정을 엿볼 수 있는 크리에이터의 방입니다.

 


 

Q. 맹그로브와는 샹프리 팝업 이후 두 번째 인연이에요. 이번 노크노크 논디의 방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았는지 소개해 주세요.

샹프리 팝업 때는 제품이 함께 잘 보여야 하는 디스플레이를 고민했다면 이번에는 제가 정말 살고 싶은 공간을 꾸민다는 느낌으로 작업해 보았어요. 공간 자체가 코지한 느낌이 들어서 편안하게 휴식하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담고 싶었어요.

 

Q. 인스타그램 팔로워 6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이잖아요. 공간을 통한 소통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본업이 제품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원체 물건에 관심이 많아요. 그중에서도 인테리어 소품과 가구에 관심이 많아 제 공간을 직접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요. 이런 제 취향들을 나누면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해 보고 싶었는데, 막상 시작하니 실제 물건을 구매하는 분들의 생각이나 다양한 취향을 가진 분들을 알게 되어, 제품을 디자인할 때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있어 참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Q.논디님의 공간에서는 초록이 항상 주인공같이 느껴져요. 특별히 애정하는 컬러인가요?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해요. 

다른 색 보다 초록을 포인트로 사용하는 것이 마음이 편안해요. 초록색을 제가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있었는데, 예전에 대학 편입을 충청권으로 가게 되면서 2년 동안 서울에서 매주 주말마다 고속버스를 타고 이동하게 되었어요. 이때 앞으로의 계획이나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가 많았는데, 창밖으로 펼쳐지는 초록빛의 들판, 산과 들을 보면 그렇게 마음이 평온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초록빛의 제품들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나의 공간을 가꾼다는 것은 나를 아끼고

내 일상의 시간들을 잘 가꾸는 일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Q. 논디님은 공간을 통해 자기를 표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맹그로브에도 각양각색 자신만의 개성으로 꾸민 다양한 멤버들의 방이 있는데요. 한 사람에게 자기만의 방을 갖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아주 작은 아이템까지 본인이 직접 ‘선택’한 것들이고 그 작은 선택들이 모인 집합체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취향을 가득 담을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자율성을 가장 잘 표현한다는 말로도 설명이 될 것 같아요. 또 동시에 공간을 가꾼다는 것은 내 내면을 가꾸는 것과 같다고 느끼는데, 방이 너무 너저분할 때를 생각해 보면 제 생각도 어지럽다고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나만의 방을 갖고 그 공간을 가꾼다는 것은 나를 아끼고 내 일상의 시간들을 잘 가꾸는 일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Q. 공간을 꾸릴 때 특별히 애착을 가지고 신경을 쓰는 자리가 있나요? 이번 노크노크 전에서는 어떤 부분이었는지 함께 설명해 주세요. 

아무래도 데스크 공간이 가장 애착이 가요. 직업 특성상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있을 때가 많아 원래 집에서도 가장 신경을 많이 쓰죠. 직장인이었을 때는 사무실 책상에 작은 아이템이라도 제 맘에 드는 물건을 두었어요.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공간이니 만큼 가장 편안하고, 저의 느낌이 배어있는 자리를 만들려고 해요.

 

Q.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프로젝트이자 브랜드 ‘Day-Off-Project’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제품 디자인을 기반으로 인테리어 소품과 소가구, 가구들을 전개하는 브랜드예요. 제품 디자이너이지만 기획, 마케팅에도 관심이 많아 직접 해보고 배우고 싶은 제 욕심이 담겨있는 프로젝트이죠. 종종 스테이셔너리 제품들을 제작하기도 하고요. 제 취향과 관심사를 담아 비슷한 취향을 가진 분들께는 평온함을, 다른 취향을 가진 분들께는 새로움을 드리고 싶고, 일상 공간 곳곳에서 영감을 받는 순간들에 함께하고 싶은 물건을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1507호에 비치되어 있는 사이드 테이블 ‘Piscina:table’ 또한 휴식공간에서 책을 읽거나 기록을 하면서 크고 작은 영감을 받기를 바라면서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을 진행한 제품이에요.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공간이니 만큼 가장 편안하고,

저의 느낌이 배어있는 자리를 만들려고 해요.

 

Q. 프리랜서 디자이너로서 휴식과 일의 경계가 늘 모호할 것 같아요. 휴식과 일, 그 틈을 어떻게 만들어내나요?

일과 휴식의 경계가 정말 모호해요. 업무계획을 잘 짜두어도 계획대로 안될 때도 많고요. 마감이나 전달해야 할 일이 급박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밤샘도 하고, 새벽 작업도 하지만 평소에는 최대한 저녁 먹기 전까지 할 일을 무조건 다 끝낸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그러려면 업무시간이라고 정한 때는 정말 몰입해서 일을 해내야 하죠.

물론 아직 초보 사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정한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힘들기도 해요. 하지만 쉬는 시간이 있어야 새로운 생각들도 잘 떠오르잖아요. 밤 시간에는 최대한 머리를 쉬어주는 루틴을 지키려고 해요. 일기를 쓰거나, 멍 때리리고 음악을 들으면서요!

 

Q. 많은 물건들이 보이는데, 모두 질서정연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정리 팁을 알려 주세요. 

약간 디자인적인 이야기인데, 레이아웃을 지켜주면 질서정연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레이아웃이라 함은 쉽게 말해서 각 물건들의 라인을 맞추어 주는 건데요. 높이가 높은 제품들은 뒤쪽으로, 낮은 제품들은 앞쪽으로 비치해두고 각 물건들의 모서리의 수평선을 맞추어 주면 한결 깔끔해 보여요.

 

Q. 특별히 여러 개를 반복적으로 모으게 되는, 끊임없이 소장 욕구가 생기는 품목의 물건이 있을까요? 

기록물을 수납할 수 있는 물건들과 코카콜라 굿즈요! 종이에 기록을 하는 것을 정말 좋아해서, 종이를 담는 물건이라든지, 다이어리, 스케치북 같은 노트류의 제품들을 놓는 수납 물건들에 끊임없이 관심이 생겨요. 구경하는 것도 정말 좋아하고요. 하나하나 소중한 기록물들이라서 그 물건들을 보관하는 제품에 애정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코카콜라 굿즈의 경우, 제가 콜라광이라고 할 만큼 콜라를 좋아해서 모으게 됐어요. 살짝 빈티지한 느낌의 코카콜라 브랜드 자체를 좋아해서 종종 다르게 나오는 패키지나 굿즈들을 모으는 것을 좋아해요. 주변 친구들에게 선물도 많이 받아서 각각의 굿즈들에 추억이 담겨있기도 하고요.

밤 시간에는 최대한 머리를 쉬어주는 루틴을 지키려고 해요.

일기를 쓰거나, 멍 때리리고 음악을 들으면서요!

 

Q. 인스타그램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공간 외에 논디님이 자주 들러 환기하는 공간이 있나요? 

어릴 때부터 한강을 자주 갔어요. 특히 잠원, 반포지구를 자주 가는데 해질녘에 콜라 한 캔을 사서 남산 쪽을 바라보며 멍을 때리면 슬픈 일은 상쇄가 되고 기쁜 일은 더 기뻐지더라고요.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하고요. 밤에 가서 자전거 타는 것도 좋아합니다.

요즘은 심심할 때마다 성수동에 가요. 요즘 뭐가 인기가 있나 공부하는 느낌으로 자주 들르기도 하고, 성수동 특유의 바이브를 좋아해요. 공장들이 가득한 가운데 힙한 가게들이 자리한 날것의 활기찬 느낌이 좋아요.

 

Q. 마흔 이후, 누구와 살 것인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몸이 건강한 상태로 사랑하는 사람과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싶어요.

 

Q. 논디님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거울이라고 생각해요. 나를 있는 그대로 비추는 거울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Q. 언제 어디 있을 때 가장 자기답다고 느끼나요?

방에서 핸드폰 방해금지 모드를 켜두고 혼자 일기 쓰고, 간식 먹고, 노래 감상하면서 보내는 새벽 시간이요.

외향형이긴 하지만 종종 이런 고독의 시간을 가져야 일상이 좀 더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차분하게 있는 그대로 고민해 보는 시간이기도 해서 나 자신에게 가장 솔직한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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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9. 7 (WED) – 22. 10 .7 (FRI)
12:00 – 19:00 Monday off
중구 퇴계로 334, 맹그로브 동대문 15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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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다보미
사진 | 최모레